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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일기

[스타트업 일기] 내가 일을 잘 하고있는 걸까?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임블록의 도전 2021. 2. 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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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4년차. 

참 무거운 말인 것 같다.

한 회사에 우리나이 20대에 4년이나 있다는 것도 무겁고,

스타트업에 4년동안 있던 것도 무겁다.

 

 

4년 전, 내가 이 회사로 오게 된 것은

모든것이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였다.

 

그동안 고민했던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이 회사가 답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 회사가 답 같았다.

 

물론 스타트업이다 보니 바로 해결책을 내놓을 수도 없었고

그 과정도 처음부터 빌드업 해 나가는 과정이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계속 그 길을 가고있다.

하지만 온 마음 다해 회사의 비전을 내 비전과 동일시/동일화 되어버렸다.

 

첫 1년은 마냥 행복했던 시간.

이일 저일 수많은 별의 별 일에 투입되고도

"나는 다재다능하고, 모든 일을 센스있게 할 수 있는 일머리가 있어!"

를 확인하고는

즐거웠던 시기였다.

 

중간중간 갑자기 타 회사 대표 및 임원급 회의에 혼자 들어가기도 하고.

들어가서 엄청 깨진 일도 있었지만,

오히려 몰랐기 때문에 그 시간을 잠깐 화장실에서 울고 버틸 수 있던 시기였다.


2년차, 

슬슬 지침을 마주하던 시기

계속 변화하는 상황에 

'이게 맞는 것일까?' 질문하며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고,

소통을 별로 안하시던 팀장님과 업무적 외로움에 홀로 외로움을 느끼던 시절이였다.

 

계속 이상하게 사소한 포인트에서 계속 부딪히는 팀장님 때문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처음으로 해봤지만,

오히려 주어지는 업무의 자율과 책임에 끝까지 '사람'이 아니라 '일'만 보고 달려올 수 있었다.


3년차,

갑자기 팀장이 되었다.

 

제3자는 "와?" 할 수도 있겠다.

그동안 2년차까지 거의 혼자서 많은 일들을 담당하고 처리해 왔기 때문에,

그 일에 아예 담당자가 되어버렸고,

문제가 있었던 팀장님이 갑자기 나가셨다. 

갑자기 나가신 팀장직 공백 '덕분에(?)'

어디서 넘겨져셔 온 팀원 1명과,

새로 뽑힌 1명의 팀원을 맡은 팀장이 되었다.

 

처음엔 바보같이 내가 3명이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도 3배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산이였다.

 

팀장이 되어 팀을 이끄는 것은 어나더 레벨 이였다.

처음하던 리더 아니 관리자의 역활이다 보니,

출근해서 업무시간 동안은 '관리'를 하고, (스스로 안좋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리더가 아니라 난 관리자 뿐이였다고)

퇴근 후에 비로서 내 일을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시스템을 잘못 세워놨었다.

하지만 그당시에 (내 부족으로) 팀원은 스스로 일을 맡아 진행할 수 없는 팀원같았고,

계속 케어해주고 바로 앞 길도 알려줘야 하는 팀원 같았다.

매일 피드백을 주지 않으면 자꾸 다른 길로 가거나,

일을 다 했다고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잠깐 그얘기를 해보면)

이때 코로나로 자택을 하는 기간중 발생한 일이다.

업무의 일환으로 일주일 한번 오후 종일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을 다 듣지도 않았으면서 다 들었다고 한 직원도 있었다.

심지어 그날 오후 죙일 '교육'세션으로 잡아놓고 정해진 시간 동안 커리를 다 짜주었는데도,

그 직원은 10% 남짓의 교육을 듣고는 뭐 했는지 모르겠다.


여튼,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보면 너무 빡빡한 리더였다.

오전회의로 일일 업무 분담과 점심 회의로 중간 피드백...

 

난 매일이 거의 야근이였고,

팀원이 가고 나서야 자유롭게 나의 일할 수 있었다.

 

내입장에서 써서 그렇지 나도 참 별로 안좋은 리더였다.

너무 빡세게 테스크 주었고,

매일 피드백으로 사업계획서상의 말투 하나 하나 뭐라고 하고,

업무의 큰 틀을 주고 자유도를 많이 주지 못했다.

 

그렇게 1년,

팀원 1명은 지속적으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등 다양한 이슈로 나를 포함한 회사와의 분쟁으로 인해 결국은 나갔고,

다른 팀원 1명은 다른 팀으로 보내졌다.


지금 와서는 참 나는 인간성이 없는 건가 생각도 한다.

어떻게 나를 진정으로 따라주는 사람 하나를 못 만들었을까?

지금 내 생각의 나의 문제는 이것이였다.

"주어진 '일'만 보고 나의 '사람'을 보지 않았다"


그래도 3년차 팀장에서 성과는 좋았다.

1년 내내 지원한 국가 지원 사업은 대략 20개..

한달에 1.6개란 숫자이더라..ㅎㅎ

이중 선정된 것은 11개.

그래도 1/2 확률이다.

총 내가 딴 금전적 이득(회사 인건비 지원 등 실질적 금액적 지원)만 5천만원 이상,

그외, 몇몇 업체와 알게 되어 회사에 투자를 유치하게 되거나,

유명인 앞에서의 피칭기회,

해외 피칭 대회 참여,

국내 피칭 대회 참여,

정부기관의 컨퍼런스 참여 수회,

홍보영상 제작,

멘토링 또는 컨설팅,

해외 지사 설립 등

그리고 무엇보다 정부 지원 사업 선정으로 인한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

이것저것 내가 생각해도 정말 뿌듯한 한해였다.

 

내가 발표도 하고 영상촬영도 해보고,

대표님의 대리로 이곳 저곳 뛰어도 보고 활동도 해보았다.

모의 IR이지만 투자자 대상으로 1:1 피칭도 해봤다.

IR 피칭 대회도 수회 직접 발표도 해보았다.

 


즐거웠다. 일을 하는게 즐거웠다.

하나하나 해나가는게 즐거웠고,

일이 진행되는 것을 직접 관리한다는게 즐거웠고,

팀원과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고,

팀장이란 직함이 나에게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했다.

 

하지만 그 직함의 수명이 이젠 다했다.


많이 생략해서 지금은

새로오신 기술 팀장님 밑에서 팀원으로 합류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 나의 업무 능력에 회의감이 온다.

 

지속적인 팀장님의 기싸움, 

그리고 결국 업무에서 나를 배제시키시는 팀장님....

"진짜 내가 못해서인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한달만 참고 버텨볼까.

 

나이가 드니 그냥 맹목적 존버가

점점 어려워진다.

 

그 좋았던 회사도 지금의 마주한 문제가 더 커보인다.

 

과연 무엇이 정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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